젊은날의 열정

[풍물패]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HALLOB 2013. 3. 12. 01:54

 

 

 

 

2013년 2월 23일~24일.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요것은 무엇인고?
이것은 바로 풍물패가 머리에 쓰는 고깔입니다.

평소에는 안할 때가 많지만, 큰 행사에서는 자주 쓴답니다. 하나 하나 색색 종이를 피면 저렇게 예쁜 꽃이 하나 둘 피지요!^^ 정말 직접 보면 더 예뻐요.


 


정월대보름 전 날,
정월대보름 맞이 지신밟기 준비를 위해 남해 문화체육센터로 모였습니다.^^

지신밟기는 풍물놀이 중 하나로서,
옛날 농경사회 때는 땅에 씨앗을 뿌리기 전에, 풍물패가 논을 돌아다니며 땅을 밟아주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한 해 무사형통을 기원해주는 행사였다네요.^.^

 

오늘날에도 그 풍습은 이어져, 남해에서는 정월대보름에 풍물패가 가게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풍악을 치고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남해 고등학생 연합 풍물패인 '마당'이라는 곳에서 북을 쳤는데요.
22살이 된 지금까지도 그 연이 이어져 남해의 대표적인 풍물패인 '다물'과 함께 지신밟기를 하게되었네요.^^

다물은 남해에 살며 남해를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 만든 풍물패인데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직종과 연령의 사람이 함께 풍물을 치며, 돈독한 관계망을 몇십년째 유지해오고 있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달집태우기하면서 풍물은 쳐보았는데,
이번 행사는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남해읍 곳곳의 가게와 집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긴장되기도 하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혹여나 다물분들에게 민폐를 끼치진 않을까 걱정이었어요.^^;



그래도 이런 좋은 기회를 가지게 해준 마당 7기 선배이자, 다물 회원인 권주선배에게 감사!^^
되게 즐겁고 좋은 추억으로 남게되었습니다.

'우리는 남해의 스타다. 우리가 이걸 하지 않으면 섭섭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물이 잘 돌아가면 기분이 좋고, 잘 돌아가지 않으면 집에가서 아내에게 속풀이를 하곤 한다. 그만큼 다물은 내게 있어 삶의 낛이다.'

풍물을 치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는 분들과 함께 해서 더욱 영광이었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총10시간동안, 남해읍의 시장, 가게, 집, 마을 38곳을 돌아다니며 지신밟기와 판굿을 벌렸습니다.

점심시간도 없이 이곳저곳에서 주는 파전과 고기와 막걸리, 소주를 마시며 배를 채웠어요.
특히 치킨집에 들렀을 땐, 삼촌과 이모 너나할 것 없이 폭풍흡입!
넉넉한 남해의 인심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쉴세 없이 트럭에 타고 내리며 이동하고
저 멀리 남상과 서면을 왔다갔다하면서도 삼촌이모님들은 웃음을 잃지 않으셨어요.

우리가 웃어야 지신밟기를 하는 곳에 좋은 기운이 가득해진다는 뜻인것만 같아 저도 한껏 웃으려 노력했습니다.^^


 

 

 


고깔때문에 목이 뻐근하고
북을 어깨에 메고 다니느라 어깨도 뻐근~ 허리도 뻐근~했지만

점점 시간이 흘러가면서 흥이나고 신이났어요. 곳곳에 들렸을 때 주인분들이 주신 피로회복제를 먹은 덕분인지, 몸과 정신을 따로 놀게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운 덕분인지.^^

집에 도착했을 때부터 목 어깨 허리 다리 할것없이 쑤시고 몸살기운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고생하신 선배님들, 이모 삼촌, 민중연대. 그리고 페친분들 모두
올 한해, 정월대보름의 기운을 받아 올 한해 좋~은 기운 가득하시고, 안 좋은 기운은 다~ 내쫓으시고, 복 많~이 받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