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2)-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작은 세계-

 

 

버스를 타고 가는 길.

사람들은 이리저리 목을 움직이며 새우잠을 청하기도 하고,

폰을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보고싶은 이들이 많은지 전화를 하기도 한다.

 

옆에 맛있는 걸 먹고 있는 아가씨가 부러운 듯,

자그마한 아이가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본다.

아가씨는 자신이 선심 쓰는 양 음식을 건네지만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먹지 않는 것이라 거짓말한다.

 

아이의 칭얼거림을 뒤로하고,

버스는 하염없이 엄마의 눈물샘을 따라 걸어간다.

버스는 엄마의 눈물이다.

 

버스는 많은 이들의 인생을 실고 달린다.

 

버스 짐칸 속엔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반찬가지들이 실리고,

 

노인들은 손주를 만나러 가며

작은 손주가 안길 손을 계속해서 만지작거린다.

 

부모들은 옆에 앉은 자식이 혹여나 잠에서 깰까

조심스레 몸을 돌려 의자를 뒤로 젖혀주곤 한다.

 

잠시 잠깐 수많은 사람의 인생이 스쳐지나가는 곳이지만

이곳은 작은 세상이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작은 세계.

 

2012. 08. 17. 버스 안에서 세상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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